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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잠

    봉준호 키즈 유재선 감독의 영화 잠 줄거리

    최근에 봉준호 감독님 추천사를 마케팅으로 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영화 잠입니다. 신인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이며 저예산 영화였기에 어떤 이유로 추천사를 받았을까 했는데 옥자에서 연출팀을 맡았던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었습니다. 봉준호 키즈로 불리는 유재선 감독의 영화 잠은 크게 1부 2부 3부로 나누어서 전개됩니다. 1부에서는 연기자인 남편인 현수에게 몽유병 증상이 처음 발생하게 되는 내용을 다룹니다. 임산부인 아내 수진은 남편의 몽유병 증세에 대해 둘이서 함께라면 극복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는 가훈을 내걸며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약을 처방받고 자는 동안 남편을 보호할 침낭을 준비하는 등 둘은 힘을 합쳐서 노력합니다. 하지만 1부의 마지막은 나아졌다고 믿었던 아침 어질러진 거실을 지나 냉장고 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는 아내 수진의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직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키우던 강아지의 죽음을 암시합니다. 2부는 수진의 출산으로 시작됩니다. 출산으로 아기까지 생긴 상황에서 수진은 남편의 몽유병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아기의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을 알게 된 수진의 엄마가 집으로 무당을 데려오면서 수진은 더욱 불안해집니다. 무당은 남편을 보고 귀신이 씌었다는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몽유병 증상으로 불안에 시달리던 수진은 점점 이성을 잃어가게 됩니다. 3부에서 결국 수진은 남편에게 씐 귀신이 아랫집 할아버지라고 믿게 되며 무당이 알려준 방법으로 귀신을 내쫓아내려고 합니다. 현수는 이런 수진이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수진의 불안을 해소해 주기 위해 수진이 원하는 대로 해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가장 안전한 곳에서의 공포 영화 잠의 신선한 연출과 결말

    이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수진이 무당이 알려준 대로 귀신을 내쫓는 장면에서 실제로 현수는 할아버지 목소리로 나가겠다는 작별인사와 함께 쓰러집니다. 이 부분에서 귀신이 실제로 사라졌다고 해석과 연기자인 현수가 수진을 안심시키기 위해 귀신이 사라진 척 연기를 한 것이다로 의견이 나눠집니다. 실제로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본인이 의도한 결말이 있지만 영화 내적인 부분에서 오픈된 결말로 해석의 여지가 있도록 남겨둔 부분이라고 합니다. 이런 부분으로 볼 때 잠은 연출적 센스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영화 전반에서 굳이 잔인한 장면이나 점프 스케어 기법 (영화나 게임 등의 영상 매체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사물이나 인물 동물등이 불쑥 튀어나와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충분한 긴장감을 만들어냈으며 이 어려운 작업을 성공시켰기 때문에 영화 잠의 유니크한 매력이 생겨납니다. 장면 사이에 긴장감뿐만 아니라 복선을 쌓아가는 과정도 충실합니다. 영화 도입부에 일주일째 소음을 참았다부터 시작해서 아랫집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최소한의 분량으로 충분한 빌드업을 쌓고 수진이 오컬트에 빠지게 되는 것 과하게 연출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개연성이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어야 하는 내 집과 가족을 공포의 대상으로 설정하면서 현실 공포 스릴러를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 빛난 영화 잠 신인 감독의 기대작

    관객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도록 배치한 화면들과 이야기의 전개는 영화가 끝난 후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몽유병이란 소재 자체는 현실적이지만 이것에 초자연적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스릴러 장르로 변경시킵니다. 영화 속에서도 몽유병으로서 과학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접근하는 모습과 빙의라는 측면에서 퇴마로 접근하는 모습을 상반되게 보여줍니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과학과 초자연 현상이라는 두 지점 중 한쪽으로 기울지 않아 관객들로 하여금 어느 쪽이 진실인지 생각할 여지를 남깁니다. 영화의 흐름은 영화에서 담고 싶어 하는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나열합니다. 복잡하지 않게 풀어낸 장면의 연결은 그 자체로 속도감과 몰입감을 만듭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의 매력 요소입니다. 정유미는 귀신의 존재를 미신이라고 생각하던 아내 수진이 불안함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수진의 심리적 변화가 관객들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게 표현되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결말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영화 잠은 실제 영화 속에 귀신이나 살인마가 등장하지 않지만 충분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독특한 영화입니다.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제작비의 한계와 감독의 데뷔작임을 감안하면 굉장히 준수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잠은 2023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 개봉 12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성과적으로도 훌륭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스크린 데일리의 조나단 롬니는 로튼토마토에 자신의 리뷰를 'FRESH'로 등록함으로써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소재만 좋았다가 아니라 그 소재를 어떻게 살릴지도 훌륭히 보여냈기 때문에 정말 충무로에 오랜만에 기대되는 신인 감독이 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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