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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 소개 캐릭터 분석 해외반응 가족에 대한 고찰
2024. 2. 5. 18:10목차
히로카즈 감독의 따뜻한 가족영화 브로커 소개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매력이 담긴 또 하나의 가족 영화가 한국에서 탄생했습니다. 바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에 빛나는 송강호와 아이유 강동원 배두나 등등 화려한 라인업 영화 브로커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들고 싱숭생숭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이번 작품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대화였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은 제도나 규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어서 모두가 모여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 상현과 동수는 나쁜 아동 브로커라고 생각하기에는 어설프고 착한 면모가 보입니다. 브로커라는 말의 뜻은 중개인입니다. 무언가를 구매하려는 사람과 판매하려는 사람 사이에서 오직 정보만을 제공하고 연결해 주는 사람을 뜻합니다. 상현과 동수는 버려진 아기를 입양이 곤란한 사람들에게 파는 사람입니다. 브로커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 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아기의 엄마인 소영과 동행하기 전까지는 브로커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제목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조용히 나타나는 타이틀 브로커는 마치 실로 이어진 듯한 모양으로 쓰여 있습니다. 상현은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범죄를 숨기기 위한 위한 위장업체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입니다. 세탁소에서 얼룩을 지우고 옷을 수선하듯이 버려진 아기들의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어 신분을 세탁하고 부모와 연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상현이 말하고 포스터에도 적혀 있는 이제 우리랑 행복해지자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선의만으로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돈만 보고 팔아치우는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탁소 차 뒷문과 형사 캐리터들에 대한 분석
상현의 세탁소 차 뒷문은 똑바로 닫히지 않습니다. 자꾸 열려서 앞자리에 줄을 연결해 놓고 수시로 닫아야 합니다. 결국 도로에서 열린 뒷문 때문에 경찰이 차를 세우게됩니다. 경찰이 차를 세운 이유는 뒷문이 열려 짐이 떨어지면 다른 차가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차 뒷문이 망가진 것은 개인의 사정이기 때문에 공권력이 상관하지 않는 일이지만 그 개인적인 일이 다른 사람의 안전에 위협이 되면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망가진 차 뒷문은 미혼모, 고아, 전과자, 빚쟁이 등등 개인에게 주어진 문제들입니다. 그 문제들이 터져 나와 소영이 저지른 것과 같은 사고가 터지면 경찰들이 나타나 뒷수습을 합니다. 상현은 이런 문제들을 차 뒷문을 닫듯이 요령껏 또는 편법을 사용해서 막아내는 사람입니다. 입양이 안 될 아이들과 입양을 못하는 부부들을 연결하고 동네 청년 태오가 안 좋은 길로 나가지 않도록 설득하고 가족이 필요한 동수와 가족처럼 지내는 그의 행동들이 모두 뒷문을 틀어막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브로커들을 쫓는 최형사는 지금의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 체제에 한계가 생기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한계가 생기는 이유는 그 안에서 역할을 맡은 사람이 비인간적이거나 나쁘거나 무책임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최 형사는 사탕을 나누어 주는데 이것은 해결해 주지 못하는 한계에 대한 미안함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최 형사와 반대편에 놓인 두 인물이 배두나가 연기한 수진과 이주영이 연기한 이 형사입니다. 여성청소년과 에서 근무 중인 두 형사는 약자들이 피해자가 된 후 범인을 검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앞서 범죄자를 잡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두 인물의 의견이 갈라집니다. 좀 더 높은 상류에 그물을 쳐야 한다고 말하는 이형사는 범죄가 발생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반면에 수진은 범죄를 확실히 포착해서 근원을 차단하고 싶어 하는 선배 형사로 이 형사의 의견은 복지부의 역할이라 선을 긋습니다. 최형사는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는 캐릭터이며 이 형사는 시스템의 개선을 보여주는 캐릭터 그리고 수지는 시스템 밖에서 당장의 현실을 고치려는 인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가 남긴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한 고찰과 해외 반응
이 영화는 칸에서 애큐메니컬상이라는 상을 받았습니다. 이 상은 인간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영적인 고민을 하게 해주는 작품에 주는 상이라고 합니다. 즉 이 영화는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더 나아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 브로커의 핵심은 바로 가족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작품에는 가족이 나오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다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동행할 뿐입니다. 다섯 명은 각자 가슴 아픈 가족들의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에 의해 상처를 받고 결핍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결핍이 서로에게 위로와 채워짐이 되어 그들은 새로운 가족이 됩니다. 완벽한 타인들이지만 서로를 받아들임으로써 완벽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누구나 결핍을 갖게 되며 이것을 채울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이라는 점에서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수 있는 여지를 남깁니다. 해외 관객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입니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전반적인 감정 묘사를 완벽하게 했다는 평가를 한 관객도 있었으며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였다는 관람평도 있었습니다. 서로의 상처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보여주는 따뜻한 가족 영화 브로커는 다소 과격한 소재를 포함하고 있지만 인물 간의 관계를 따라가며 본다면 충분히 공감할만한 영화일 것입니다.